SEIKO TYPEII 7546-8070 Watches


SEIKO TYPEII 7546-8070

이 시계는 그 간 했던 시계작업 중 색상적으로는 가장 괜찮았다고 생각되어 두번째 포스팅 주제로 삼았습니다. 크게 손을 본 부분도 없었고, 크게 비싼 시계도 아니지만 결과물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던 시계입니다.

SEIKO TYPEII 7546-8070

이 시계는 구입한지 1-2년 된것 같습니다. 이 시계 구입 이 후로도 시계들을 구매했으나, 과감한 컬러의 시계를 처음 구입한 사례였고, 여러가지로 느낀 점이 많았던 시계여서 복귀 후 두번째 주제로 골라보았습니다.
구입한 경로는 벼룩시장의 좌판이었습니다. 첫 인상은 번들번들한 개기름같은 싸구려 광택과 자잘자잘한 부속들로 이루어진 브레이슬릿이 제치는 아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진한 초록색의 스트랩은 종로의 시계줄 판매처에서 색상을 비교해보고 구입한 것입니다. 자동디버클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해서 장착해 놓았습니다.
확실한 컬러감이 있는 시계는 스트랩 색상을 맞추기 쉽지않지만, 제대로만 맞아떨어지면 그 효과는 크게 증폭된다는 것을 알게해준 시계입니다.

초록색의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다이얼

초록색 그라데이션이 들어간 다이얼은 40대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올법한 시기의 느낌이었습니다. 이소룡이나 젊은 시절의 성룡이 나오던 시기의 그 느낌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엄청나게 촌스러울 수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다행히도 톤이 좀 죽은 초록색 스트랩과의 궁합은 딱이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부담스러워 보일 수 있는 깔 맞춤이지만 시계라는 속성 상 작은 사이즈이기때문에 착용해도 크게 튀지는 않습니다.

좋은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시계를 분해하고 보니 상태가 좋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핵심이 되는 다이얼의 상태는 손대지 않아도 될 정도였습니다.
시계를 소제할 때 제 원칙은, 가루분말로 된 찌든때 닦는 세제를 물에 녹이고 다이얼과 무브먼트를 제외한 나머지 부속들을 몇시간정도 담그어 놓습니다.  그런 후에 치아를 닦는 고압의 물을 분사하는 제품으로 구석구석 닦아줍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엄청나게 개운한 기분이 듭니다.
아무래도 다른 사람이 오랜 시간 소유했던 물건들은 왠지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할것 같아서 입니다. 누군가의 손등에 오랫동안 있었던 물건인데, 그게 누군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유리에 테이프로 마감한 것은 금속부분을 연마할때 스크래치가 날 수 있어 마스킹해 놓고 작업합니다.

초기에 했던 작업이라 어설픕니다

아무래도 두세번째 작업이어서 어설픈 부분이 많습니다. 개기름 같은 싸구려 광택은 중고업자가 뭔가의 도료를 발라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차라리 가만히 두었다면 일이 덜 번거로웠을텐데 말입니다.

크기는 따로 재보진 않았지만 36mm 언저리일겁니다

장신구의 느낌이 강한 시계입니다. 여름엔 피케셔츠로 거의 한 철을 나는데, 초록색 피케셔츠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반대로 밋밋한 색상의 옷을 입었을때 초록색으로 포인트가 되는 악세사리의 느낌입니다. 1970년대의 노인간지 시계에서 장족의 발전을 한 느낌입니다. 소유한 시계 중에서 거의 세손가락 안에 드는 좋은 느낌이라, 작업 후 만족감이 컸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평가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1977년 생산된 시계입니다

지난번 포스팅한 글을 참조하면 세이코 시계제작년도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1977년 제작된 시계입니다. 이 SEIKO TYPE II 시리즈는 쿼츠시계가 대중화되고 있는 과정으로 보이는 징후가 좀 있습니다. 엄숙하거나 기능에 촛점을 두기보다는, 과감한 컬러를 채용한다던지, 7XXX번대의 중저급의 무브먼트를 사용한다던지 등의 범용화 되고 있는 쿼츠 시계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확실치는 않지만 가격 또한 4만엔대로 들은듯 합니다. 그 정도 가격이면 당시엔 중저가 정도 했다고 합니다.

예전에 찍어놓은 3컬러 세이코

좌로부터 파란색 TYPE II 썬레이, 약한 줄무늬의 SILVERWAVE, 초록색 그라데이션 TYPE II입니다. 차차 언급된 모든 시계를 블로깅할 생각이지만, 언제가 될지는 모를 일입니다.
이렇게 모아서 찍어놓은 까닭은 제가 생각하는 시계라는 제품이 가지는 속성은 패션의 아이템이지, 기기의 훌륭함이나 귀찮은 짓(로터를 흔들어 주어야 하는 오토메틱이나 태엽을 감아주어야 하는 수동)을 감수하면서까지 착용할 물건은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게다가 수집까지 하면서 대폭 늘어난 시계들의 갯수를 생각하면, 제게 어울리는 시계의 카테고리는 QUARTZ라는 귀결을 가집니다.
물론 로터의 흔들림이나, 기기의 정교함은 뽑내는 씨스루백을 폄하할 까닭은 없습니다. 단지 제 개인적 취향은 고가의 시계를 하나 굴리는 것보다, 옷차림이나 기분에 맞춰서 골라가면서 착용하는 것을 선호할 뿐입니다.

후에 구입한 여성용. 커플룩을 해보려 했지만 미세한 차이가 크게 다른 결과로 보입니다.

역사적으로도 서구의 정밀기계 기술의 상징이었던 스위스 시계산업을 풍비박살 낸 쿼츠파동은 일본이 세계 시장 경제를 선도해 나가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시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서구의 우월함을 극복하려 밤낮으로 일하는 일본인의 그것은 한국이 1980년대 이후 경제적으로 약진했던 시기의 그것과 매우 흡사합니다.
숼 새 없이 생산하고, 소비하고, 엄두도 못내었던 마이카가 현실화되고, 손목에 올려진 작은 시계도 아무나 가질 수 없었던 시기를 지나 누구나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시계가 나오는 시대상황에서 제작된 TYPE II는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물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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